상화의 시

저무는 놀 안에서
19/04/29 18:00:06 관리자 조회 3626

저무는 놀 안에서

                                               -이상화-

 

- 노인(勞人)의 구고(劬苦)를 읊조림

 

 

거룩하고 감사로운 이 동안이

영영 있게스리 나는 울면서 빈다.

하루의 이 동안 저녁의 이 동안이

다만 하루만치라도 머물러 있게스리 나는 빈다.

 

우리의 목숨을 기르는 이들

들에서 일깐에서 돌아오는 때다.

사람아 감사의 웃는 눈물로 그들을 씻자

하늘의 하느님도 쫓아낸 목숨을 그들은 기른다.

 

아 그들의 흘리는 땀방울이

세상을 만들고 다시는 움직인다.

가지런히 뛰는 네 가슴속을 듣고 들으면

그들의 헐떡이던 거룩한 숨결을 네가 찾으리라.

 

땀 찬 이마와 맥풀린 눈으로

괴로운 몸 움막집에 쉬러 오는 때다.

사람아 마음의 입을 열어 그들을 기리자

하느님 무덤 속에서 살아옴에다 어찌 견주랴.

 

거룩한 저녁 꺼지려는 이 동안에 나 혼자 울면서 노래 부른다.

사람이 세상의 하느님을 알고 섬기게스리 나는 노래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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