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화의 시

시인(詩人)에게 - 1925년 작
19/04/29 17:57:40 관리자 조회 4394

시인(詩人)에게 - 1925년 작

                                                                      -이상화-

 

한 편(篇)의 시(詩) 그것으로

새로운 세계(世界) 하나를 낳아야 할 줄 깨칠 그때라야

시인(詩人)아 너의 존재(存在)가

비로소 우주(宇宙)에게 없지 못할 너로 알려질 것이다.

가뭄 든 논끼에는 청개구리의 울음이 있어야 하듯-

 

새 세계(世界)란 속에서도

마음과 몸이 갈려 사는 줄, 풍류만 나와보아라

시인(詩人)아 너의 목숨은

진저리나는 절름발이 노릇을 아직도 하는 것이다.

언제든지 일식(日飾)된 해가 돋으면 뭣하며 진들 어떠랴

 

시인(詩人)아 너의 영광(榮光)은

미친개 꼬리도 밟는 어린애의 짬 없는 그 마음이 되어

밤이라도 낮이라도

새 세계(世界)를 낳으려 소댄 자국이 시(詩)가 될 때에- 있다.

촛불로 날아들어 죽어도 아름다운 나비를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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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개
삭제   답글 lawmate  |  22/01/29 19:54
안녕하세요. 시를 읽다보니. 논끼에는, 소댄 자국. 이란 표현이 있는데 무슨 뜻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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