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화의 시

독백(獨白)
19/04/29 17:49:11 관리자 조회 3742

독백(獨白)

 

 

나는 살련다, 나는 살련다

바른 맘으로 살지 못하면 미쳐서도 살고 말련다

남의 입에서 세상의 입에서

사람 영혼(靈魂)의 목숨까지 끊으려는

비웃음의 살이

내 송장의 불쌍스런 그 꼴 위로

소낙비같이 내리쏟을지라도-

짓퍼부울지라도

나는 살련다, 내 뜻대로 살련다.

그래도 살 수 없다면-

나는 제 목숨이 아까운 줄 모르는

벙어리의 붉은 울음 속에서라도

살고는 말련다.

원한(怨恨)이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장마진 냇물의 여울 속에 빠져서

나는 살련다.

게서 팔과 다리를 허둥거리고

부끄럼 없이 몸살을 쳐보다

죽으면- 죽으면- 죽어서라도 살고는 말련다.

이전글 방문거절(訪問拒絶)
다음글 나의 침실(寢室)로
작성자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숫자)
댓글목록 0개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십시오
답글쓰기
작성자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숫자)